이재명 정부의 초대 민정수석으로 오광수 변호사가 내정되었다는 소식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러나 그의 내정설은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검찰개혁과 공직 기강 확립을 약속한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오광수의 특수통 검사 이력,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간접적 연관성, 그리고 그가 속한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전관비리 논란은 이 내정설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이다. 이 글은 오광수 내정설의 문제점과 그 배경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특수통 검사 출신의 부적절성
오광수는 26년간 검사로 활동하며 대구지검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거친 전형적인 특수통 검사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비리 사건, 김우중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입 사건 등 굵직한 수사를 지휘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이러한 이력은 그의 전문성을 증명하는 동시에 검찰 권력의 상징으로 작용한다. 윤석열, 박영수, 최재경 등 특수통 계보와의 연결고리는 검찰과의 유착 가능성을 우려케 하며, 이는 민정수석이라는 중립적 역할에 적합하지 않다.
민정수석은 검찰, 경찰, 공수처 등 사정기관을 총괄하며 공직 기강과 인사 검증을 담당한다. 과거 검사 출신 민정수석들은 정권과 검찰 간 유착의 통로로 작용하며 수사와 인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 사찰,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윤석열 정부의 김건희 의혹 불기소는 모두 검사 출신 민정수석 하에서 발생한 대표적 사례다. 오광수의 내정은 이러한 역사를 반복할 위험을 안고 있다.
검찰개혁 동력 약화의 위험
이재명 정부는 수사·기소권 분리, 감사원 개혁 등 사법개혁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오광수의 내정은 이 공약의 진정성을 훼손한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그의 임명을 “검찰개혁의 필요성이 높은 시점에 부적절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정권과 검찰 간 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 비검사 출신 민정수석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광수의 특수통 이력은 개혁을 추진하기보다는 검찰 내부의 기존 질서를 유지하거나 정권의 검찰 활용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문재인 정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으로 검찰개혁이 지연된 사례는 오광수 내정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조국혁신당의 황운하 의원은 오광수를 “특수통 계보 검사”로 규정하며, 그의 임명이 “검찰이 정권을 장악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은정 의원 역시 “친윤 검사들이 환호할 인사”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반발은 민정수석 임명이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사법개혁의 방향성을 좌우할 중대한 결정임을 보여준다.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전관비리 논란
오광수의 내정 논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의 간접적 연관성으로 더욱 증폭된다. 2018년 오광수가 법무법인 인월 공동대표로 활동할 당시, 그의 동료 변호사 송창진이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변호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김건희 여사와 연관된 의혹으로 정치적 파장이 컸으며, 2022년 강진구 기자의 탐사보도를 통해 오광수의 전관비리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온라인에서 오가고 있는 갑론을박에도 이 사건은 현재도 그의 내정 반대 여론을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관비리는 고위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검찰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관행을 뜻한다. 오광수의 검사 이력과 법무법인 활동은 이러한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의 내정은 민정수석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도덕적 신뢰도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명과 암
오광수는 2020년부터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의 대표변호사로 활동 중이며, ESG/중대재해 자문그룹 및 수사대응그룹의 공동그룹장을 맡고 있다. 대륙아주는 2000년 설립된 중견 로펌으로, 약 150명의 변호사와 전문가를 보유하며 형사, 기업, 금융, ESG, 중대재해 자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오광수의 수사 경험은 이스타항공 주식 매각 자문(2023), 팬오션 사외이사 활동(2022), 조세 소송 등에서 로펌의 강점으로 작용했다. 2025년 6월 10일 예정된 조세범죄수사 세미나와 박종택 전 수원가정법원장 영입은 대륙아주의 전문성 확대 노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대륙아주는 6대 로펌(김·장, 광장, 태평양, 세종, 율촌, 화우)에 비해 규모와 네트워크가 제한적이며, 국제 소송이나 대규모 M&A에서 경쟁력이 약하다. 무엇보다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된 전관비리 논란은 로펌의 명성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오광수의 고위 검사 출신 배경은 수사대응 분야의 강점이지만, 동시에 전관비리 의혹의 뇌관이다. 이는 민정수석 내정 논란과 맞물려 대륙아주의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정치적 반발과 대안의 필요성
오광수 내정설은 여권 내부와 지지층에서도 강한 반발을 낳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검찰 독재를 극복해야 할 때 특수통 검사를 왜 기용하느냐”며 격앙된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정성호 의원을 추천자로 지목하며 항의 문자를 보내는 등 분노를 표출했다. 이러한 반발은 이재명 정부가 검찰개혁을 통해 국민적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기대와 충돌한다.
대안으로 비검사 출신 민정수석이 거론된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나 박은정 의원은 검찰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인 인물로, 기존 검찰 권력 구조를 깨는 데 적합하다. 오광수의 내정은 이들의 기용 가능성을 차단하며, 정부의 개혁 의지를 약화시킬 위험을 안고 있다.
결론: 검찰개혁의 시험대
오광수 민정수석 내정설은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 의지와 도덕성을 시험하는 중대한 분수령이다. 그의 특수통 검사 이력, 도이치모터스 사건 연관성, 대륙아주의 전관비리 논란은 민정수석으로서의 적합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참여연대, 조국혁신당, 강성 지지층의 반발은 이러한 우려를 대변한다. 정부는 오광수 내정을 재고하고, 비검사 출신으로 검찰개혁의 동력을 강화할 인물을 기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법개혁은 또다시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쟁점과 관점 분석 (3) | 2025.06.14 |
---|---|
이준석 의원의 의원직 제명에 관한 청원 (0) | 2025.06.09 |
이준석의 논란과 정치적 부적격: 왜 그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되는가 (3) | 2025.05.30 |
이준석의 거북섬 허위 발언 논란, 사실과 맥락을 짚어보다 (6) | 2025.05.27 |
이준석 명태균 통화 논란: 정치적 배신과 도덕적 몰락 (7) | 2025.05.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