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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영돈 PD의 부정선거 다큐: 무너진 신뢰와 노욕의 위험한 도박

by 녹색글 2025. 5. 26.

탐사보도의 책임

탐사보도는 진실을 파헤치고 사회의 부조리를 드러내는 강력한 도구다. 그러나 그 힘은 철저한 사실 검증과 중립성에 기반해야 한다. 이영돈 전 PD는 소비자 고발, 먹거리 X파일 등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지만, 황토팩 논란과 룸살롱 사건 등으로 신뢰를 잃은 인물이다. 그런 그가 2025년 부정선거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 긴급 취재–부정선거, 그 실체를 밝힌다로 돌아왔다. 검증 실패로 한 인간을 나락으로 보낸 사람, 그리고 스스로 향응의 늪에 빠져 경력을 망친 이가 부정선거라는 중차대한 주제를 다루며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그의 행보는 노욕(盧慾)의 그림자를 드리우며 민주주의의 신뢰를 위협한다.

 

이영돈의 과거와 논란들

 

이영돈(1956년생)은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KBS에 입사하며 방송 경력을 시작했다. KBS, SBS, 채널A, JTBC를 거치며 그것이 알고 싶다, 추적60분, 소비자 고발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2007년 소비자 고발에서 황토팩에서 쇳가루(중금속)가 검출되었다고 보도하며 배우 김영애의 회사(참토원)를 포함한 황토팩 업체들을 파산 위기로 몰았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황토팩이 기준에 적합하며 자철석은 무해한 성분이라고 발표했다. 이 보도는 부정확한 정보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고, 이영돈은 민·형사 소송에 휘말렸다. 대법원은 2010년 공익 목적을 인정하며 형사상 무죄를 선고했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되돌릴 수 없었다.

 

2019년 이영돈은 김영애에게 사과했으나, “방송 내용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2023년 유튜브 시대의 만신들에서는 “팩트를 가지고 방송했는데, 뭘 사과해야 하는지 모른다”며 피해자 입장을 강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다시 비판받았다. 이 사건은 그의 탐사보도가 자극적 주장에 치우쳐 사실 검증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의 단면을 보여준다.

 

더 큰 타격은 2010년 강남 룸살롱 사건이었다. 이영돈은 룸살롱에서 부적절한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KBS 내부 징계를 받고 기획제작국장 및 교양제작국장 보직에서 해임되었다. 이는 그의 KBS 퇴사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채널A, JTBC로 옮겼으나 2015년 그릭요거트 논란으로 방송가를 떠났다. 검증 실패로 타인을 나락으로 보내고, 스스로 향응의 유혹에 넘어간 이영돈은 신뢰를 잃은 탐사보도자의 전형으로 남았다.

 

https://youtu.be/_M55u4uIBS0?si=n6pZHUfDlh37xg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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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다큐: 음모론의 재확산

 

2025년 3월 1일, 이영돈은 유튜브 채널 ‘이영돈TV’를 통해 긴급 취재–부정선거, 그 실체를 밝힌다를 공개했다. 이 다큐는 21·22대 총선, 20대 대선, 2024년 서울 교육감 선거에서 사전투표와 당일 투표 결과의 차이를 문제 삼으며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와 사법부의 신뢰 부족을 부각시켰다. “대수의 법칙”을 근거로 사전투표 결과의 비정상성을 주장하며, “수천억경분의 1 확률”이라는 자극적인 문구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이 출연해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했으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 다큐를 함께 관람했다.

그러나 이 다큐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증폭시킨다는 비판을 받는다. 선관위와 대법원은 부정선거 의혹을 “근거 없다”고 일축했으며, 한국일보는 “다큐 제작 자체가 음모론을 재확산시킬 위험을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영돈은 “정치적 관점 없이 객관적으로 접근한다”고 주장했으나, 2021년 국민의힘 홍준표 캠프 미디어총괄본부장 제안을 받은 전력과 전한길의 정치적 성향으로 인해 중립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더욱이 유튜브 검색 노출 문제를 민주당의 개입으로 몰아가는 발언은 구체적 증거 없이 음모론을 부추기는 무책임한 태도다.

 

통계적 오용과 민주주의의 위협

다큐가 내세운 ‘대수의 법칙’은 통계적 분석의 부실함을 드러낸다. 선거 데이터는 지역별 유권자 성향, 투표율, 투표 시간대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달라진다. 단순히 사전투표와 당일 투표의 차이를 “비정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통계적 오용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접근이 학문적으로 부실하며, 대중의 불신을 조장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영돈의 다큐는 철저한 검증 대신 자극적 내러티브에 의존하며, 그의 과거 논란과 궤를 같이한다.

윤석열, 전한길과의 동행: 노욕의 그림자

이영돈의 부정선거 다큐는 윤석열 대통령과 전한길 같은 인물들과의 연관성으로 더 큰 논란을 낳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는 듯한 행보로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고 있으며, 전한길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설파하는 인물이다. 이들과의 동행은 이영돈의 의도가 단순한 진실 추구가 아닌, 정치적 의제를 위한 도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 인간을 나락으로 보낸 검증 실패, 룸살롱 향응으로 스스로 무너졌다는 논란을 가진 이가 부정선거라는 중차대한 주제를 다루는 것은 그 자체로 노욕의 발로로 보인다. 그의 탐사보도는 공익을 위한 정의가 아니라, 개인적 명예 회복과 정치적 편향의 도구로 전락할 위험을 안고 있다.

결론: 탐사보도의 책임과 이영돈의 한계

탐사보도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는 강력한 무기다. 그러나 이영돈의 행보는 그 무기가 잘못된 손에 쥐어졌을 때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황토팩 논란으로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하고, 룸살롱 사건으로 신뢰를 잃은 그는 부정선거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룰 자격과 능력을 상실했다. 그의 다큐는 철저한 검증과 중립성을 결여한 채 음모론을 부추기며 민주주의의 신뢰를 훼손한다. 윤석열, 전한길과의 동행은 그의 의도가 공익이 아닌 노욕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영돈의 부정선거 다큐는 진실을 밝히는 탐사보도가 아니라, 혼란을 가중시키는 위험한 도박일 뿐이다. 사회는 그의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하며, 그의 행보를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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